News/통합뉴스 모임 2018.02.12 12:47

부산 중·동·서·영도구 4개구 통합 바람직한가?

▲ 부산 원도심 4개 구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나누는 좌담회가 지난 10일 부산일보 10층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시형 부산 중구의회 부의장, 강재호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박영강 동의대 행정학과 교수, 정창식 동의대 토목도시공학과 교수, 김마선 부산일보 기자. 강원태 기자 wkang@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중·동·서·영도구 등 원도심 4개 구 통합이 화두다. 통합을 통해 원도심의 경쟁력과 행정의 효율을 높이자는 주장과, 각 지역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고 통합의 주체인 주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이에 따라 부산일보에서는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0일 원도심 통합 찬반 패널 4명과 함께 좌담회를 열었다.
 
찬성 

강재호  
4개 구 재정자립도 15%선  
통합 땐 연 3500억 절감  
공무원도 납세자 입장 돼야 

박영강  
중구 인구, 해운대 동 수준  
10년 새 인구 급감 노후화  
통합돼야 개발사업 등 용이 

반대 

정창식  
20년간 동부산만 개발하다  
인구 적다고 합치라니  
사람에겐 정체성이 중요 

김시형  
부산시 순수성 못 미더워  
통합은 장기적인 과제  
주민 의견 충분히 반영을 


△정창식=부산시는 중·동·서·영도구에 투자를 하지 않고 지난 20년 동안 동부산권만 개발해왔다. 서부산권이 반대하자 임시 땜질로 부산시청 제2청사인 서부산청사를 짓기로 한 거다. 원도심 통합도 이러한 임시 조치라고 본다. 사람한테는 정체성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인구가 적고 고령화도 심하고 적자 구(區)니까 합치라고 하는 것은 구민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다. 과거에 우리나라가 도·농 통합을 했다. 그때 군청이 없어진 자리는 폐허가 됐다. 

△김시형=원도심 통합 출발의 실마리가 되었던 게 북항재개발 오페라하우스였다. 내가 그래서 오페라하우스를 (동구에) 주라고 구청장한테 건의했다. 통합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우선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이 안 됐다. 원도심의 주민이 섭섭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 인구가 적으니 국회의원 선거구가 중·동구로 되었다가 중·영도구로 했다가 계속 바뀌어왔다. 원도심 통합은 장기적인 과제로 주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재호=원도심 4개 구의 재정 자립도는 15%다. 그렇다면 이는 나머지 85%의 재정을 부산시민들이 원도심의 재정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원도심 통합은 지방의회나 구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도 있고, 또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하면 할 수 있다. 통합을 하면 통합 구가 부산진구나 해운대구 정도의 규모로 운영되는데 공무원 인건비, 동사무소 유지 비용에만 매년 3500억 원이 절감된다. 이걸 10년간 하면 3조 5000억 원이다. 지금 중·동·서·영도구의 경우 투자를 거의 할 수가 없다. 공무원 월급 주고 나면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원도심에 젊은 사람들이 살지를 않는데, 이렇게 아낀 돈으로 신혼부부들의 집값을 지원하면 젊은이들이 정착할 수도 있다. 

△박영강=현재, 한국에서 구로 유지되는 평균 인구가 25만 명이다. 이게 유럽에 비하면 큰 숫자인데, 그래서 이번 정부 들어 주민센터를 근린자치센터로 키워 갈 계획이다. 중구 구민들이 중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알지만 중구가 부산시민들에게 재정적으로 기대고 있는 것이 많다. 지금 중구가 해운대구 한 동의 인구 수준인데 여기에 구의회, 구청 공무원 등이 많이 투입되는 것은 그동안 자치를 과잉으로 누려온 것이다. 예산과 관련해 부산시청에서 향후 10년간 만들 수 있는 것이 1조 원 정도다. 지방분권과 지방행정체제에 대한 특별법에 명시된 것이 4000억 원 정도 된다. 부산시가 산복도로 뉴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자치구 규모로 해서는 새로운 운영 방안이 나오질 않는다. 예를 들면 동구 수정아파트나 중구의 많은 노후 아파트는 구 단위로서는 해결책이 없다. 통합 원도심이 큰 단위로 시작해야 한다.

△김시형=산복도로 르네상스는 시에서 한 사업이고, 그중에 벽화 그리면서 돈을 쓰는 등 잘못한 것도 많다. 앞서 언급된 사업들은 시의 역량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비로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산시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서병수 시장이 원도심 통합에 대해 화두만 던지겠다고 해놓고 원도심 통합과 관련해 2억 3000만 원의 예산을 통과시키고 조직을 만들었다. 부산시의 순수성이 의심된다. 또 재정과 관련해서는 얼마 전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고 왔는데, 통합에 대한 인센티브를 이야기하니까 그런 것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자꾸 지적하는데 부산시도 재정자립도가 27%, 대구시도 20% 정도 수준이다. 또 고령화가 심하다 보니 복지 수요가 다른 곳에 비해 많다.  

△박영강=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도 많고, 안 되어야 하는 이유도 많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까지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가 줄어든 책임은 부산시에도 있다. 그러나 부산시 입장에서 보면 통합을 하면 연간 인건비만 1000억 원 정도 줄어드는데 이를 아끼고 다른 부분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또 이 통합 논의가 10년도 넘게 계속 반복되고 있다. 중구도 이제는 통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이 기간 동안 중구 인구가 계속 줄고 노후화하고 있다. 지금 부산시는 청사 등 여러 문제를 중구에 먼저 배려하는 등 많은 혜택을 주려고 하지만 결국 10년이 지나면 중구는 인구 소멸로 어쩔 수 없이 다른 구로 흡수 통합될 수 있다.

△정창식=인구가 줄어드는 부분에서는 부산 남포동, 자갈치가 하루에 11만 명이 움직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강남역 다음이다. 또 50세 이상 카드를 긁는 황혼 상권이 부산 자갈치 시장과 국제시장이 가장 발달했다는 조사도 있다. 유동인구가 많으므로 행정 수요는 있다고 본다.

△강재호=실질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측면에서 보면, 중·동·서·영도구 공무원들도 이런 부분을 알아야 한다. 공무원들이 구청 안에서는 동료들끼리 구가 통합되면 '사무관이 줄어든다, 서기관이 줄어들어 아쉽다' 그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원도심 4개 구 공무원들은 해운대구나 부산진구에 비해 자신의 행정서비스가 2.5배 이상 비싼 것이다. 구청 바깥으로 나오면 이 공무원들도 다 세금 내는 시민이다. 고비용·저효율 행정관리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고 납세자들이다. 공무원들도 승진 등의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납세자의 입장에서 논의의 장에 뛰어들었으면 한다. 

사회=김마선 기자 msk@busan.com 

정리=조소희 기자 sso@

 

posted by forever♧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