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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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

by forever~♧ 2009.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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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

 

 

■ 책 소개

21세기 현대인은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와 맞닥뜨린다.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오로지 이성만을 좇다 보면, 기운이 소진해서 한 발짝도 움직이고 싶지 않거나 닥친 현실이 너무나 막막하여 다 잊고 싶다. 그럴 때 우리에게 쉼터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동화다.

 

이 책은 동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최근의 경향에 발맞춰, 동화에서 찾을 수 있는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백설공주가 하필이면 난쟁이 집으로 간 까닭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동화의 부수적 장치들에 숨겨진 상징성을 되짚어 본다.

 

저자는 원작이 가진 의미를 곡해하고 변주하는 최근의 경향을 비판하며, 동화의 본래적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동화에는 인간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만한 힘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주장이다.

 

■ 저자 모봉구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난 저자는 2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고 있으며 꿈과 설화, 동화에 감춰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특히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동화와 신화를 인류의 마음에 깃든 병을 치유하는 마음의 약이라 생각하고 이에 관해 연구한 책을 주로 출간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설화의 재발견』『그리스·로마 신화의 부활』『성에 관한 12가지 신화 이야기』『그리스·로마 신화보다 재미있는 우리나라 전설』『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오디오 북 『지혜가 샘솟는 설화 이야기』 등이 있다.

 

■ 차례

Code 1… 긍정

긍정의 힘을 전파하는 바이블: 백설공주와 연애하고 사랑하라

스노우 화이트의 진정한 매력

백설공주는 왜 겨울에 태어났는가?

숫자 7,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라

보물을 캐는 난쟁이들

당신이 살려야 할 백설공주

공주를 춤추게 하라

긍정의 힘이 나를 춤추게 한다

 

Code 2… 결단력

인간관계와 처세의 신 헤르메스: ‘금도끼 은도끼’를 거부하는 지혜

단호한 결단력이 기회를 살린다

나무는 다이아몬드로 자르지 않는다

금도끼, 은도끼는 덤

아브라카다브라,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질지어다

Code 3… 잠재력

잠재력이라는 보물에 대하여: ‘황금 거위’라는 인생의 마술

회색 난쟁이와 성공의 조건

쓰디쓴 맥주를 달게 마셔라

큰 부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모험과 안정의 줄타기

누구나 황금 거위를 얻을 수 있다

 

Code 4… 시련

뒤집어보는 성공 신화의 원형: ‘신데렐라’가 잃어버린 순금 신발의 비밀

계모야말로 진짜 어머니다

느슨했던 삶과의 결별

겨울에서 봄으로

백마 탄 왕자는 그냥 오지 않는다

잿더미 속에서 콩을 고르듯이

12시 전에 돌아가라

왜 한쪽 신발만 잃어버리는가?

기꺼이 나무 신발을 신는 사람이 황금 구두도 신을 수 있다

 

Code 5… 조화

불확실성의 미래에 대한 예고: 스스로를 지키는 예방 백신, ‘브레멘 음악대’

위기는 늘 우리 곁에 있다

동물들이 상징하는 삶의 덕목

나를 조직하라

문제 해결의 핵심 코드

세상을 살아갈 때는 비타민도 필요하다

 

Code 6… 일

단순한 진리로 꿰뚫는 생의 목적:‘개미와 비둘기’의 공생하는 법

미르미돈족()이 되어라

누구나 물에 빠질 때가 있다

사냥꾼을 대비하라

개미가 나를 구해낼 수도 있다

큰 곤경에서 지혜로워야 한다

 

Code 7… 양육

인생을 묻다: ‘스핑크스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라

프로이트의 안경을 벗어라

왜 두 발로 걸어야 하는가?

양치기 교육, 방목 교육의 위험

마음속에 뿔이 자란다는 것

수수께끼를 푸는 방법은 따로 있다

자기애(自己愛)와의 결혼

인격 성숙의 조건

 

Code 8… 허위

아이의 눈에 비친 욕망의 초상: ‘벌거벗은 임금님’의 딜레마

벌거벗기를 유혹하는 시대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가?

욕망의 경계에서 한 치를 내다보라

 

Code 9… 성 윤리

성 본능에 대한 경고: 인간이 되지 못한 ‘인어공주’의 축복

지느러미가 달린 인간의 속성

성장 과정의 통과의례

인어공주는 왜 목소리를 잃었나

물거품이 되어야 할 필연적 운명

 

Code 10… 개과천선

일탈과 유혹의 알레고리: ‘늑대와 일곱 마리의 양’의 심리요법

추락과 소멸의 우물

범죄 심리의 일곱 단계

자기 회복의 다섯 단계

파멸로부터 나를 보호하라

 

 


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

 

1. 긍정

긍정의 힘을 전파하는 바이블: 백설공주와 연애하고 사랑하라

인류의 전 역사, 현존하는 여성, 신화와 전설 그리고 동화 속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영향력 있는 여성을 꼽으라면 단연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일 것이다. 이 두 캐릭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이들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되고, 연극 또는 오페라가 상영되며 책이 써지고 있을 것이다. 왜 이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가 그토록 유명하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일까?

 

사실 『백설공주』도 현대인들에게 많이 왜곡되어 이야기되고 있는 동화 중의 하나다. 처음에는 착한 공주와 나쁜 마녀가 등장하는 옛날이야기로 알려져 오다가 단순한 어린이용 동화라는 껍질을 벗기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중 일본의 작가들이 패러디한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라는 책에서는 『백설공주』 이야기가 자신의 친어머니와 근친상간적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동화에 접근하고 분석하는 기본이 안 된 터무니없는 해석이다. 이밖에도 영화와 드라마, 문학작품 속에서 백설공주를 제멋대로 해석하고 왜곡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백설공주 이야기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아니고 땅에서 저절로 솟아난 이야기도 아니다. 이는 과연 어떠한 사고방식이나 생활 태도로 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인류가 수천 년의 삶을 이어오면서 거듭 다듬어서 만들어진 생각의 축적물, 과학적인 이야기인 것이다. 사람들은 수천 년을 살아오면서 매사에 부정적으로 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자기 비관에 빠지거나 우울증에 걸려 인생을 망친다는 것을 거듭 경험해왔다. 그래서 세상을 탓하며 일이 안 풀린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전에 부정적인 마음이라는 자기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최대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고안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백설공주』 이야기이다.

 

매사에 사물을 깨끗하고 순수하게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를 지니고, 사람들의 단점을 이야기하기보다 장점을 살려주는 따스한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 이 세 가지가 바로 긍정적인 마음의 핵심으로, 이를 종합한 캐릭터가 바로 백설공주이다. 백설공주라는 캐릭터가 상징하는 세 가지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지녀야 할 깨끗하고 순수한 자세는 백설공주의 눈처럼 흰 피부를 통해 표현되었다. 흰 눈은 어떤 색도 섞이지 않은, 편견 없는 순수함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눈처럼 흰 피부는 사람들이 사물에 대해 지녀야 할 깨끗하고 순수하며 부드러움이 조화된 긍정적인 태도를 상징하는 것이다.

 

둘째,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 따스한 위로와 칭찬을 통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은 백설공주의 피처럼 붉은 입술로 표현되었다. 피는 따뜻하고 진실되고 인간적인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피처럼 붉은 입술은 따뜻하고 진실한 위로와 격려의 말, 칭찬을 함으로써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종업원이나 부하 직원을 잘 다스리는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장점을 상징한다.

 

셋째,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백설공주의 숯처럼 검은 머리로 표현되었다. 검은색은 세상사를 있는 그대로 흡수, 수용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은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상징한다. 검은색은 색채학적으로 봤을 때 빛으로 상징되는 외부의 온갖 자극이나 존재를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색이다. 이는 외부의 온갖 자극이나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소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은 검정색처럼 온갖 사물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화해낸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반복해온 경험을 이 이야기에 집대성해놓았다. 이로 말미암아 인간의 삶을 패배주의나, 소극적인 삶으로 만들고 전염시키는 부정적인 성격이라는 나쁜 바이러스는 인류가 이미 발견해놓은 백설공주라는 백신프로그램에 의해 백 퍼센트 치유될 수 있다. 상상해보라, 눈처럼 하얀 피부와 피처럼 붉은 입술에 숯처럼 검은 머리의 백설공주가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긍정적인 마음과 성격을 상징하는 백설공주는 만인의 연인이다. 그러므로 백설공주를 자신의 내면의 애인이나 아내로 삼고 오래도록 살아갈수록 사람들의 삶은 행복해질 것이다.

 

매일 같이 백설공주와 연애하고 사랑하라!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관계를 맺고 진정한 기쁨을 느껴야만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힘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연애하고 사랑하고 결혼하는 사람은 거기에서 자식들이 상징하는 보배로운 마음들을 얻게 될 것이다. 낙천성이라는 아들, 여유 있는 마음이라는 딸, 자신감이라는 아들 등을.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 이혼하기 쉽듯이 백설공주와의 사이에서도 이러한 자식들이 하루빨리 생겨나야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헤어지지 않는다.

 

 

1. 시련

뒤집어보는 성공 신화의 원형: ‘신데렐라’가 잃어버린 순금 신발의 비밀

신데렐라 이야기는 그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각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독일 그림 형제의 『재투성이 소녀』와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콩트집에 있는 『상드리옹』이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왜 전 세계에서 천여 편 이상이 있다고 할 정도로 비슷한 구조의 수많은 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 사실은 원시 미개 사회처럼 태어날 때부터 신분과 모든 부와 권력이 세습되고 운명이 정해져 있는 사회를 제외한 문명화된 국가나 사회에서는 신데렐라의 원리가 그만큼 널리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원리는 바로 사람들이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상태, 즉 부귀영화가 보장된 황금 신을 신기 위해서는, 딱딱한 나무 신을 신고 잿더미 위에서 자는 것 같은 초라함과 불편함, 힘든 생활을 견디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견뎌내지 않고 적당히 공부하고 일해서는 절대 이야기 속의 왕자를 만나지도 못하고 꿈에도 그리는 신분 상승을 이룰 수도 없다.

 

그림 형제의 신데렐라가 신은 황금 구두는 성공한 사람들의 황금 같은 족적이 상징하는 최고의 귀함과 영광스럽고 화려한 삶을, 페로의 신데렐라가 신은 유리 구두는 유리처럼 밝고 투명한 미래,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듯 앞날이 확실하게 보장된 삶을 상징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처한 모습과 미래를 설명하고 있는 신데렐라의 구두는 그 재질이 황금 또는 유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걷게 되는 앞날이 확실하게 보장된 최고의 영광스러운 길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러한 신발을 신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유가 급등, 물가 폭등, 불안한 경제 사정 등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오매불망 꿈꾸는 소망일 것이다.

 

아무리 우리 사회 구조가 부의 대물림, 교육적 환경의 뒷받침에 치우쳐 있다고 할지라도 뜻을 가지고 자기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공은 막지 못한다. 나무 신발을 기꺼이 신으려고 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그 불편함을 참고 이겨내는 사람들에게 황금 신발은 돌아가게 되어 있다.

 

백설공주 이야기는 나이가 들어서도 유효하지만 신데렐라 이야기는 나이가 든 후에는 의미가 없게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대체로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 공부나 일, 기술 등을 연마해야 하는데, 뒤늦게 후회해야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신데렐라적인 삶을 못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삶을 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고 실망만 할 일은 아니다. 자식만큼은 신데렐라적인 삶을 살게 하면 될 것이기에 말이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를 가도 특정 분야에서 최상의 위치에 있는 실력가들을 보면 그들은 어렸을 적부터 마치 신데렐라의 계모와 같은 혹독한 부모들 또는 스승 아래서 교육받고 훈련해왔다는 걸 알 수가 있다.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증 아들을 훈련시켜, 정상인도 어려운 마라톤 풀코스를 세 시간 안에 완주시킨 어머니와 그 자식의 삶이 얼마나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는가. 타이거 우즈나 미국 LPGA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는 우리나라 여성 골퍼들의 삶과 쇼트트랙 선수들, 양궁 선수들의 삶이 그렇다. 그밖에도 유명 피아니스트, 발레리나의 삶도 그렇다. 따라서 자식들의 삶만큼은 신데렐라적인 삶이 될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하루종일 공부나 예체능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이 안쓰럽다고 지나치게 너그러운 태도로 자꾸 안아주려고 하기보다는, 계모만큼 냉정한 태도로 자식들을 교육하고 관리해나가야 하는 것도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다. 적당한 시련은 성공에 필요한 핵심요소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1. 조화

불확실성의 미래에 대한 예고: 스스로를 지키는 예방 백신,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 속 동물들이 향하는 장소 브레멘은 함부르크 다음가는 독일의 항구도시다. 항구도시는 각국 간의 무역과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는 곳으로, 사람의 일로 치자면 인간관계와 교류가 왕성하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브레멘으로 간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회적 활동을 왕성하게 해나가는 것을 상징한다. 브레멘은 또한 바이에른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독일의 정치 단위이고 역사가 깊은 도시 공화국이었다. 따라서 브레멘이라는 장소는 자신의 주권을 침해당하지 않고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추구하는 공간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음악적인 상징성이다. 음악이 소음과 달리 아름다운 소리로 들리는 것은 음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불멸의 교향곡 <운명> 1악장의 따다다 단만 똑같이 되풀이된다면 운명이 장엄하게 문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아니라, 한밤중에 불청객이 쾅쾅하고 문을 두드리는 기분 나쁜 소리로 들릴 것이다. , 소음과 음악의 차이는 상반되거나 다양한 음악적 속성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당나귀, , 고양이, 닭으로 구성된 브레멘 음악대는 각 동물이 상징하는 인격적인 자질의 조화로운 융합을 뜻한다. 그래서 시끄러운 소리가 아닌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악단이 되는 것이고, 질서정연하게 조직되어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문물이나 제도가 쏟아져 나오며 개인을 둘러싼 생활환경이 급변하여 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현대인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과도한 음주나 취미생활로 도피하기도 하는 한편, 또 어떤 사람들은 부단히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만큼 심하지는 않더라도 농경사회를 비롯한 먼 이러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옛날부터 상존하고 있었다. 언제 가뭄이나 홍수, 태풍 등이 닥쳐서 농작물을 망칠지 모르는 일이고, 언제 징집되어 전쟁에 나갈지 알 수 없어 늘 불안했을 것이다. 부과되는 세금이 부담되기도 했을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 세금 문제, 자연재해의 발생과 제도의 변화는 동서고금을 통해 어느 사회나 국가에서도 당연히 발생하는 보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평탄한 삶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그런 삶은 거의 불가능하다. 살아가다 보면 가족의 결혼, 사고, 죽음, 사업, 경제 침체나 실직, 자녀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가 파도처럼 몰려오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닥쳐온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해나가야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데, 이때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삶의 태도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브레멘 음악대>는 말한다.

 

살아가면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중대한 일,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덕목을 브레멘 음악대에서는 성실과 인내심, 희생과 통찰력, 약속과 신용이라 말한다. 사람들이 생명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라는 3대 필수 영양소 외에 비타민이나 무기질 같은 물질도 필요하다. 비타민도 A, B, C, D, E, F, K 등 여러가지가 제각기 다른 기능을 하며 인체의 생명 유지에 기능을 한다.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 한 개의 덕목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격적 요소나 덕목의 함양이 필요한 것이다.

 

타인을 사랑할 줄만 알고 자신 앞에 놓인 고난이나 장애를 인내심과 성실성으로 극복해나가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인생의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전체적인 삶 속에서 각각의 인격적 덕목은 그 역할과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사랑이면 사랑, 겸손이면 겸손, 한둘의 덕목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인격적 덕목을 함양하고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 용기, 정의, 겸손, 신속·정확, 인내, 긍정적 사고방식, 포용력 등을 자신의 실천 덕목이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간다.

 

성실과 인내심, 충성심, 통찰력, 신뢰감이라는 개개의 덕목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자질을 동시에 갖추고 상황에 맞는 필요한 자질을 중심으로 조화롭게 융합해나가야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1. 허위

아이의 눈에 비친 욕망의 초상: ‘벌거벗은 임금님’의 딜레마

벌거벗은 임금님 또는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알려진 이 이야기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동화는 많은 아이들을 웃고 울리며 커다란 감동과 재미를 주고 있는데, 극적인 재미와 감동이 있고 교훈적이면서도 주제의식이 잘 녹아 있는 까닭이다. 특히 이 작품은 풍자와 해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임금은 한 나라를 통치하는 자로서의 실제적인 임금이 아니라 어떠한 한 분야나 영역을 다스려나가는 최고 권위자를 상징한다. 다시 말하면 박사나 선생님, 여러 직종의 전문가 등을 상징하는 것이다. 우주 이론 등 천체물리학을 가르치는 박사, 무용이나 성악을 가르치는 박사는 그 분야에서 제자와 학생들, 문외한들에게 있어서는 임금님과 같은 권위로 군림하고 있다.

 

옷은 자신의 학문적, 사상적, 문화 예술적 권위 등을 치장해나가려는 권위자들의 허영심을 나타낸다. 권위자들은 자신의 권위를 넘보는 자들을 경계하고 이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옷을 갈아입는 임금처럼 새로운 학문적 이론이나 기술 등을 발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이론이나 기술을 개발하여 자신의 권위를 넘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분야의 권위자들이 지닌 학문적·사상적 허영심이 극에 달하면 나중에 벌거벗은 임금님 같은 흉측한 모습이 드러나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큰 망신을 당하고 만다.

 

새 옷 입기를 좋아하는 임금님에게 사기꾼이 찾아와서 보이지 않는 옷을 만들 수 있었던 것에는 그걸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인간의 허영심이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에 올라 있는 권위자들에게는 그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앞서가는 새로운 이론 등으로 쉴 새 없이 자신을 치장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이로 인해 사기꾼과 같은 마음이 깃들기 쉬운 것이다. 최고의 권위자는 수많은 학생이나 제자들이 추종하기 때문에 화려한 단면도 있지만, 자신의 권위를 넘보는 수많은 도전자들 때문에 항상 불안하게 마련이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방심하는 순간, 후배나 도전자들이 새로운 탁월한 이론을 갖고 치고 올라와 자신의 권위를 무너뜨리며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쉴 새 없이 연구 성과를 내놓아야 하고 감히 넘보는 사람이 없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동화에서 진짜로 옷이 보이지 않는데도 이를 감추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이나 이론상의 허점이 발견되어 임금같이 누리던 학문적 권위 등에 손상이 갈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옷은 권위자들이 내세우는 것, 학문적 이론이나 사상 등이 실재가 아닌 헛것을 뒤집어쓴 모습임을 상징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거짓으로 내세우고 권위에 찬 표정으로 가슴을 내밀며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행차하는 임금과 같은 권위자들이 적잖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순진한 아이가 그들이 벌거벗었다고 외치기 전까지는 실재하지도 않거나 큰 오류가 있는 자신의 학문적 이론이나 업적을 최고의 것이라고 여긴다.

 

임금에게 옷이 보이지 않는다고 정직하게 말하기 못하는 신하들처럼 권위자의 주위의 사람들도 사기꾼의 마음에 물들기 쉽다. 유명한 교수나 박사에게서 지도받는 학생들은 자신을 지도하는 박사들의 학문적 허영심과 권위 등이 지닌 허점이나 그릇된 이론에 대해 알고 있다 해도 감히 반기를 들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분야에서 임금처럼 군림하며 최고의 권위를 지닌 지도 교수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간 학위 취득이 어렵게 되거나 그 분야에서 매장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금이 살아야 신하들도 살 수 있듯이, 권위자가 살아야 자신도 산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학생과 제자들도 권위자의 학문적 이론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기에 권위자를 부정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일종의 패거리 의식, 밥그릇 지키기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권위자와 권위를 그렇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위란 권위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만드는 달콤한 유혹의 늪인 셈이기도 하다. 이처럼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드는 자신의 권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헛것에 매달리면, 자신의 추한 모습이 결국 드러나고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다.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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